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실존적 질문은 젊은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 생활고에 시의 뮤즈마저 떠나버린 캄캄한 나날, 릴케가 간절히 필요로 한 것은 어두운 길을 비춰줄 등불이었다. “사람마다 어딘가에 스승이 있고 그 스승에게는 또 제자가 있다.” 이런 믿음 하나로 그는 기다렸다. 그리고 운명처럼 근대 조각의 거장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을 만나게 된다. 로댕과의 교류는 삶과 창작에 대한 릴케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며 괴테 이후 가장 위대한 독일어권 시인으로 평가받는 결정적 전환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