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붕괴와 인구 유출, 이른바 ‘러스트 벨트(Rust Belt)’화는 30~40년 전 선진국들이 거쳐 간 길이다. 스웨덴 말뫼, 미국 피츠버그, 독일 루르 공업지대는 ‘사망 선고’에 가까운 경제적 쇠락을 겪었지만, 대학 유치와 신산업 육성으로 지식 기반 도시로 부활하는 데 성공했다.
스웨덴 항구 말뫼는 1990년대 조선업이 무너지며 인구 23만명 중 약 3만명이 실직했다. 2002년 현지 조선소의 골리앗 크레인이 해체돼 한국 현대중공업으로 팔려갈 때, 현지 언론은 ‘말뫼의 눈물’이라 불렀다. 말뫼시는 조선소 부지에 공장이 아닌 말뫼대학교를 세우는 파격을 택했다. 젊은 인재가 모여들자 게임·IT 기업이 뒤따랐다. ‘캔디크러시사가’ 제작사 킹(King) 등 글로벌 게임사와 스타트업들이 둥지를 틀면서 말뫼는 인구 36만명을 돌파하며 스웨덴에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젊은 도시’로 탈바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