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는 출신 국가와 종파별로 다양한 십자가가 서 있다. 사진은 프랑스 출신 르장드르라는 군인이자 외교관의 묘지. /사진=김한수 기자
프랑스 파리엔 연간 350만명이 찾는 곳이 있다. 루브르박물관(873만 명·2024년), 에펠탑(630만 명·2023년) 같은 관광지가 아니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전 세계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은 뜻밖에도 묘지다. ‘페르 라셰즈(Pere-Lachaise)’ 묘지. 1804년 파리 동쪽 외곽에 조성된 이 묘지엔 쇼팽, 로시니 등 음악가와 소설가 발자크, 프루스트, 알퐁스 도데, 오스카 와일드, 화가 들라크루아와 모딜리아니, 가수 에디트 피아프 등이 잠들어 있다. 44헥타르(44만㎡) 넓은 면적에 차분한 조경과 조각상 등으로 묘지가 아닌 공원으로 여겨질 정도. 방문객들은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 파리의 역사를 느끼며 이 묘지를 거닌다. 당연히 가이드 투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