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네트워크 장비 기업인 시스코 시스템즈(Cisco) 주가가 13일(현지시각) 4.6% 오른 77.38달러에 마감, 2000년 닷컴 버블 때의 최고가(종가 기준 77.31달러)를 넘어섰다. AI(인공지능)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과거 버블 붕괴의 상징과 같은 시스코 주가마저 전고점을 뚫으면서 시장이 변곡점에 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테크주 주도 증시를 이끄는 게 ‘M7’이라면, 과거 IT 버블 때는 ‘Four Horsemen(포 호스맨)’이 있었다. 선두주자 시스코를 필두로 델·마이크로소프트·인텔이 그들이다. 1995년 주당 2달러에 불과했던 시스코 주가는 2000년 3월까지 4000% 올랐다. 당시 컴퓨팅 수요 폭발 속에 네트워크 투자 과열로 주가가 폭등했다. 그러나 과도한 설비 투자와 공급 과잉 속에 이른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덫에 빠지면서 주가는 최고가 대비 90%까지 폭락했다. 이 여파로 나스닥도 65% 급락하는 최악의 시장 붕괴를 맞았다. 시스코를 ‘버블의 상징’, ‘버블의 온도계’라고 부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