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일반계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은 고요하다. 교실에서 교사는 자습을 감독하고, 학생들은 묵묵히 문제집을 펼쳐 수능을 준비한다. 그러나 모든 학생이 수능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수시 원서를 접수한 학생 중 상당수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없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지원해 굳이 수능 공부에 매달리지 않는다. 어떤 학생은 면접을 준비하고, 어떤 학생은 태블릿을 보거나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잔다. 교사는 그런 학생들을 깨우지 않는다. 일부 교사는 노트북을 꺼내 밀린 행정 업무를 처리한다. 가르침은 멈추고, 관리와 행정만 남은 교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