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경찰서 소속 성매매 단속 전담 경찰관인 A 경사는 지난 5월 불법 성매매 업소를 찾았다. 그는 업소를 찾았을 때 경찰 신분을 숨겼다. 일종의 ‘고객 마일리지(방문 기록)’를 쌓기 위해서였다. 업소들이 최근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이용 내역’이 있는 손님만 받으려 하기 때문이다. A 경사는 얼굴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관할 지역이 아닌 곳에 있는 업소를 찾았다. 그는 “15분만 자리에 있다가 ‘몸이 안 좋다’며 밖으로 나왔다”며 “한 휴대폰으로 업소를 여러 번 방문한 흔적을 만들어야 (성매매 단속을 위해) 내부에 잠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성매매 업소들의 경찰 단속 회피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하면서 경찰들도 머리를 짜내고 있다. 업소들은 통상 단속이 들이닥쳤을 때 도망갈 수 있는 비밀 통로를 만들거나 여러 겹으로 쌓인 밀실을 만들어 경찰 단속을 피해 왔다. 그러나 요즘엔 경찰로 의심되는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를 ‘경찰’ ‘수사관’ 등으로 표시한 뒤 이를 다른 업소들과 앱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이 단속에 앞서 업장 구조나 시간대별 이용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업소를 위장 방문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