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자식은 어떤 존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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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자식은 어떤 존재일까

일러스트=유현호

2002년 개봉한 영화 ‘공공의 적’에는 돈에 눈이 먼 사이코패스 아들(이성재분)이 부모를 살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 칼질에 서툰 아들의 손톱이 부러지는데, 바닥에 누운 채 죽어가던 어머니는 그 손톱을 힘겹게 주워 입에 넣는다. 영화 막판에 그 손톱이 시체 안치실에 있던 어머니의 목에서 발견되기 전까지, 경찰은 그 아들이 범인이라는 물증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다. 잘못한 자식에게 합당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게 성숙한 자식 사랑이겠지만, 영화를 본 이들 중 그 어머니를 욕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이런 일은 현실에서도 벌어진다. 2023년 4월, 30대 남성 A는 자택에서 60대 어머니 B씨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하는데, 뒤늦게 출동한 119 대원에게 어머니는 “혼자 넘어져서 다쳤다”고 진술했다. 올 9월에는 40대 남자가 어머니를 흉기로 찔렀지만, 어머니는 아들의 범행을 신고하지 않은 것은 물론, 경찰이 범죄 사실을 알까 걱정해 병원에 가는 것까지 미뤘다고 하니, 이런 게 부모 마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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