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은의 고전 노트] 삶의 매순간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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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은의 고전 노트] 삶의 매순간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20세기 초에 당시로선 낯설고 실험적이었던 소설 서술 기법을 지칭하기 위해 쓰인 ‘의식의 흐름’은 결과적으로 그리 적절치 못한 ‘비유’였다. 이 용어가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연상 작용 탓에, ‘의식의 흐름’은 서술자가 자기 내면에 떠오른 두서없는 생각을 나열한 맥락 없는 글이라는 오해가 양산된 것이다. 의식의 흐름 기법을 대표하는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을 보면, 이 소설이 대단히 치밀하게 구조화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곧 의식의 흐름 기법이 다른 어떤 소설 작법보다도 더 정밀한 설계에 의해 구현됨을 뜻한다. 그것은 무질서해 보이도록 의도되었을 뿐, 전혀 무질서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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