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는 오늘날의 사회상을 비춥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가 드라마·영화 등 콘텐츠에 나타나는 시대 흐름을 살피고 그 속에 담긴 사회적 의미를 읽어냅니다. /편집자 주
“기사님! 오라이!” 1980년대 학창 시절을 보냈던 분들이라면 이 소리가 익숙할 게다. 버스 안내양이 있던 시절,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에 손님들을 꽉꽉 밀어 넣고는 탕탕 두드린 후 “오라이!” 하고 외치던 그 소리가. 그 향수와 추억이 그리웠던 걸까. JTBC 드라마 ‘백번의 추억’은 당시의 100번 버스 안내양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가난한 집, 고시 준비하는 장남, 그 뒷바라지를 위해 버스 안내양 일을 하면서도 영어 단어장을 외우며 공부의 꿈을 키우는 착하디착한 장녀. 드라마 속 풍경은 1980년대 당시의 팍팍한 삶이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을 잡아끈다. ‘저땐 저랬었지’ 하는 추억과 향수를 넘어, ‘그래도 저때는 사는 맛이 있었는데’ 하는 마음. 이선희의 노래 ‘아 옛날이여!’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