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퍼트를 마친 쩡야니(36·대만)는 울고 있었다. 기자회견 때도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탓에 자꾸 말이 끊어졌다. ‘무적(無敵)’으로 군림하던 20대 시절, 이유도 모른 채 골프가 망가져 끝없이 추락했던 시간과 재기를 위해 쏟아부은 10여 년의 노력이 동시에 떠오른 것 같았다. “매일 ‘다시 시상대에 설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지난 10년은 꼭 엊그제 날씨처럼 어둡고 험했어요. 그러다 마침내 햇살이 비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