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유럽 재정 위기는 남유럽 국가들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등 이른바 ‘피그스(PIIGS)’로 불린 나라들은 당시 막대한 국가 부채, 만성적 재정 적자, 구조적 위약성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집중 공격을 받았다. 국채 금리가 폭등하고 국가 신용 등급이 추락하면서 국가 부도 우려까지 번졌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없이는 버틸 수 없는 처지였다.
15년 동안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작년 4분기(10~12월)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0.2%, –0.1% 성장률로 역(逆)성장의 늪에 빠진 사이, 포르투갈은 1.5%, 스페인은 0.8% 성장했다. ‘유럽의 병자’라던 피그스는 유럽의 성장 모델로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피그스 국가들이 고통스러운 개혁의 대가로 개혁의 배당금을 받고 있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