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세계 와인 시장에서 뉴질랜드의 존재감은 희미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뉴질랜드는 이제 ‘소비뇽 블랑의 대명사’로 불린다. 뉴질랜드 와인 수출량의 85% 이상을 소비뇽 블랑이 차지하고 있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됐다. 영국, 미국, 호주 등 주요 시장에서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은 신선하고 생동감 있는 화이트 와인의 표본으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의 소비뇽 블랑이 세련된 스타일로 자리매김했다면, 뉴질랜드는 기후 조건이 빚어낸 전혀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강렬한 햇살과 큰 일교차, 그리고 남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포도를 농익게 하면서도 산도를 또렷하게 유지한다. 강렬한 아로마와 청량한 산도의 결합이 다른 산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정의를 제시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