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의 절반은 남성이 정자를 생산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일본과 미국의 연구진이 코로나19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과 같은 원리를 이용해 불임인 수컷 쥐가 정자를 다시 생산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유전자 변형 없이 정자 생성에 필요한 단백질 합성 정보가 담긴 mRNA를 전달해 정자를 만들어 낼 수 있게 한 것이다.

일본 오사카대와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 공동 연구진은 14일 국제 학술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실험에 사용한 쥐는 비폐쇄성 무정자증을 갖고 있었다. 유전자 결함으로 고환에서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는 질환이다. 연구진은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를 직접 바꾸지 않고 단백질 합성 지시서 격인 mRNA를 고환 세포에 전달해 정자 생성력을 복원했다. 생식 세포의 유전자를 바꾸면 그 변화가 후손으로 이어져 문제가 될 수 있다. mRNA는 DNA의 유전 정보를 복사한 뒤 리보솜에 전달하는 물질이다. 리보솜이 이 정보를 이용해 세포 안에서 단백질을 만든다. 코로나19 백신에 쓰인 기술과 같은 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