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누난 ‘너무’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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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일언] 누난 ‘너무’ 예뻐

“‘거짓말’이란 노래를 부른 가수가 누구냐?”는 질문으로 세대를 가늠할 수 있다는 농담이 있다. 나는 1999년 데뷔한 god(지오디)의 ‘거짓말’과 2006년 데뷔한 빅뱅의 ‘거짓말’을 둘 다 떠올리는, 그 중간쯤에 끼어 있는 세대다. 하지만 위 세대에 속하는 god에 좀 더 가까운지 빅뱅이 등장했을 때 조금 어색함을 느꼈다. 이런 어색함은 2008년 샤이니가 데뷔하면서 더 커졌다. 그건 샤이니가 입은 원색의 의상이나 가사와 리듬이 반복되는 주문 같은 노래 때문은 아니었다. ‘누난 너무 예뻐’라는 데뷔곡 제목 때문이었다. ‘너무’라는 부사는 ‘너무 못생겼어’ ‘너무 못됐다’ 같은 부정적 표현에만 쓰이는 부사로 알고 있었는데, 긍정의 형용사인 ‘예뻐’에 ‘너무’를 붙이는 것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맞춤법에 맞지 않는 노래는 이전에도 많았다. 기억은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잊히는’ 것이며, 잘 살기를 ‘바래’는 것이 아니라 ‘바라’는 것이 맞다. ‘잊혀지는’ 것의 원형은 ‘잊다’여서 이를 피동으로 바꾸면 ‘잊힌’이고, ‘잊혀지는’은 이중 피동에 해당해 틀리는 맞춤법이다. ‘바래’는 색이 누렇게 뜨는 것을 표현하는 말이고, 소망이나 희망을 뜻하는 표현은 ‘바라’이기 때문에 ‘잘 지내길 바라’라고 노래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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