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의 오마이갓] 스님들에게 복식 부기를 가르친 서운 스님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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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의 오마이갓] 스님들에게 복식 부기를 가르친 서운 스님을 아시나요?

서운 스님 영정. /전등사

독자 여러분, ‘이판사판’이라는 말 들어보셨지요? 흔히 ‘죽기 살기로’의 다른 표현처럼 쓰이지요. 국어사전에서도 ‘막다른 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게 된 지경’이라고 뜻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판사판 중 ‘사’는 한자로 죽을 사(死) 자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단어는 불교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판(理判)은 수행, 사판(事判)은 행정을 담당하는 스님입니다. 불교에서 ‘이사(理事)를 겸했다’고 할 때에는 수행과 행정을 두루 잘하는 스님을 가리킵니다. 조선 시대에는 불교가 억압당했기 때문에 이판이든 사판이든 출가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천민이 되는 것을 의미했기에 ‘이판사판’이 ‘막다른 데’에 이르는 것에 비유됐다고 합니다. 어쨌든 수행하는 스님들이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살림을 제대로 살면서 뒷바라지해 줄 사판승의 역할이 필수적이지요. 우리는 대개는 수행을 잘한 분, 즉 이판승을 주로 기억합니다. 그렇지만 사판승의 뒷바라지 없는 이판승은 있을 수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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