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우리나라 국민과 기업이 벌어들인 돈에서 해외에 투자하는 비율이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해 연평균 6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생산성이 떨어진 한국을 떠나 해외에 공장을 짓고, 시설 투자를 늘리면서 벌어진 일이다.
4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준형 연구위원과 정규철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해외 투자 증가의 거시경제적 배경과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소득 대비 순(純)해외투자 비율은 2000∼2008년 연평균 0.7%였지만, 2015∼2024년엔 4.1%로 6배가량 늘었다. 순해외투자는 우리나라 사람이 해외에 투자한 돈에서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돈을 뺀 것이다. 즉 연소득 1억원인 사람이 과거에는 70만원만 해외에 투자하다가, 최근에는 410만원으로 늘렸다는 얘기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순해외투자가 급증한 것은 최근 주식시장 호황과 수출 호조 등의 긍정적 신호에도 국내 투자가 줄고, 제조업 중심으로 청년 고용이 악화되는 배경을 설명해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