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 협력 연구원인 이은지(47) 박사가 쓴 ‘지구 관찰자의 기후 노트’(한길사)는 기후 위기에 관심이 있지만 과학적 지식이 부족해 이해가 힘들었던 독자들에게 반가운 책이다. 에세이 형식으로 친근하고 다정하게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후 위기 현상을 설명한다.
이를테면 대기 안에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늘지도 줄지도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는 상태인 ‘탄소 중립’ 현상을 얘기하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워싱턴 D.C.의 도시 설계를 예로 든다. “흔히 워싱턴 D.C.라고 하면 대통령이 있는 백악관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수도를 설계할 때 지리적 중심을 국회의사당으로 둔 것은, 1776년에 건국된 미국이 민주주의 시스템을 적용할 때 어떠한 점을 중시했는지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바로 견제와 균형의 원리다. 정부를 이루는 입법·사법·행정의 세 요소 중 어떤 하나라도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이 원리는, 미국 헌법을 비롯해 정부 시스템 곳곳에서 발견된다.” 독자의 호기심이 한층 고조됐을 때 이렇게 문장을 잇는다. “자연에서도 균형은 매우 중요한 규칙 중 하나다. 지구 온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탄소가 자연 안에서 순환할 때도 균형은 어김없이 중요한 원리로 작동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