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대학생 이모(26)씨는 벌써 2년 가까이 졸업을 미루고 있다. 졸업 요건은 모두 마쳤지만, 구직에 계속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학생 신분이 인턴 기회도 많고, 입사 면접에서 유리하다 보니 약간의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 남아 있는 것이다. 이씨는 “과거 선배들이 취업한 기업과 비교해 큰 욕심을 내고 있는 것도 아닌데 일자리를 구하기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며 “취업을 준비하면서 생활비에 보탤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면서 20대 청년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과거 ‘신입 공개 채용’ 제도를 운영하며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대거 공급하던 주요 기업들이 통상 위기에 따른 수출 둔화, 내수 침체 등으로 긴축 모드에 들어가면서 신규 직원을 거의 뽑지 않고 있어서다. 반면 해고가 어려운 국내 노동 환경으로 인해, 한창 회사에 다니는 30~40대 고용률은 견고한 상황이다. 돌봄 수요 증가 등으로 60세 이상 고령층의 일자리 사정이 나아지는 가운데 고용 한파(寒波)가 20대에 집중되며 연령대별 ‘고용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