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화된 건 집이든 뭐든 돈만 있으면 언제든 살 수 있다. 나는 그런 물건에는 그닥 관심이 없다.”
연일 부동산 이야기가 신문 지상에 오르내리고 대다수의 욕망이 한강 변 신축 아파트를 향해 달려가는 것 같은 대한민국. 드물게 호기로운 이 문장을 박찬용 에세이 ‘서울의 어느 집’(에이치비 프레스)에서 읽었습니다. 저자는 잡지 에디터 출신인 40대 초반 독신 남성. 전작 ‘첫 집 연대기’(웨일북)에서 처음 독립해 서울의 낡은 단독주택 2층을 전세로 얻어 살면서 화장실부터 시작해 모든 공간을 일일이 취향대로 고치고 채우는 이야기를 썼습니다. 전셋집에는 돈을 들이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고 ‘내 공간을 소중히 대하는 마음’을 인상적으로 풀어간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