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과 드론이 하늘을 뒤덮는 최첨단 기술 시대에 때아닌 ‘군용 풍선’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군대가 감시·통신·정찰을 목적으로 18세기부터 쓰던 열기구를 다시 도입하면서, 저비용·고효율 전장(戰場) 자산으로 재부상한 것이다. 중국이 최근 잇따라 정찰 풍선을 띄우자, 이에 대항하려는 각국의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4월 미 육군은 방산 업체 10곳과 정찰과 통신에 쓰는 저(低)고도 체공형 감시 기구인 ‘에어로스탯(aerostat) 풍선’을 업그레이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42억달러(약 5조9000억원)다. 지난해 미군은 태평양에서 격년으로 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서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전자기 스펙트럼 센서를 실은 정찰 열기구를 성층권까지 띄워 신형 정밀 타격 미사일(PSM)을 이동 중인 함선으로 유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