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와인] ‘바로사의 수호자’가 빚은 계곡의 이야기… 피터르만 힐 앤 밸리 쉬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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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와인] ‘바로사의 수호자’가 빚은 계곡의 이야기… 피터르만 힐 앤 밸리 쉬라즈

1970년대 후반 호주 와인 산업은 위기를 맞았다. 전국적으로 포도 재배 면적이 빠르게 늘었지만, 소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당시 호주 소비자들은 와인보다 맥주와 포트·셰리를 더 즐겼다.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와이너리들은 늘어나는 재고를 감당하지 못했다. 결국 다수의 와이너리들은 포도 공급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거나 매입을 취소하기 시작했다. 농가 입장에서는 한 해 농사의 결실이 그대로 버려지는 상황이었다. 이는 생계가 걸린 포도 재배자들에게 치명적인 위기였다.

바로사 밸리에 있던 살트램 와이너리 역시 같은 상황에 직면했고 비용 부담을 이유로 농가와 맺은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당시 수석 와인메이커였던 피터 르만은 다른 선택을 했다. 그는 1979년 스스로 와이너리를 세워, 포도를 매입하기로 농가와 맺었던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자신이 몸담고 있던 대형 와이너리를 떠나 위험을 무릅쓰고 회사를 세운 셈이다. 그를 ‘바로사의 수호자(Baron of Barossa)’로 부르는 이유다. 그의 선택이 없었다면 현재의 바로사의 와인 산업은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이 때문에 그는 오늘날 호주에서 가장 존경받는 와인 생산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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