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책으로 교양 쌓기, 지금도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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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일언] 책으로 교양 쌓기, 지금도 늦지 않았다

얼마 전 20대 초반 후배들과 자리가 있었다. 화제가 몇 차례 옮겨가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무역 전쟁 얘기까지 흘렀는데, 후배 한 명이 대뜸 ‘트리핀의 딜레마’ 얘기를 꺼냈다.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로 쓰이려면 그만큼 세계 각국에 풀려야 하는데, 만성적인 무역 적자를 피하기 어렵다는 거다. 경제학과 거리가 먼 전형적 ‘공대남’인 후배가 관련 내용을 어떻게 안 걸까. 적당한 교양서를 떠올렸지만, 답은 의외였다. “수능 국어 지문에서 봤어요.”

국어 지문 중 문학이 아닌 지문을 흔히 비(非)문학이라 부른다. 인문·사회 영역의 지식은 물론 과학·기술이나 예술 분야의 지식을 담은 글도 많다. 최근엔 수능 한 번에 관련 지문 3개 정도가 출제되니, 출제자들이 몇 주간 호텔에 갇혀 공들여 만든 고밀도의 글 세 편을 읽는다는 뜻이다. 통상 수험생들이 10개년 정도의 기출 문제는 공부하는 걸 고려하면, 공들여 쓴 90여 개의 토막 교양 글을 읽는 셈이다. 국어 교과서와 EBS 수능 교재까지 범위를 넓히면, 수백 개의 비문학 지문을 읽고 졸업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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