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사에서 황금은 권력을 상징했다. 그리스 신화 속 영웅 이아손은 “후계자가 되고 싶으면 황금 양피(羊皮)를 가져오라”는 왕의 지시에 원정대를 조직해 보물찾기에 나선다. 프랑스 루이 14세는 베르사유 궁전의 ‘거울의 방’을 화려한 금박으로 꾸미고 촛불을 켜면 방 전체가 금빛으로 물들게 했다. 잉카제국의 옛 수도 쿠스코에 있던 코리칸차는 사방 벽을 금판지로 뒤덮은 황금 사원이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황금 사랑도 유별나다. 뉴욕 트럼프타워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와 그가 소유한 마러라고 리조트 사무실 천장·벽·액자 등이 모두 금빛이다. 백악관 집무실에 걸린 전임 대통령들 초상에 금빛 테두리를 둘렀고 신축 중인 영빈관 샹들리에와 집기까지 온통 금빛이다. 백악관이 아니라 금악관(Golden House)이란 말까지 돈다. 자신이 내놓는 정책에도 금 수식어를 즐겨 쓴다. 중국 견제용 신형 함대도 ‘골든 플리트(황금 함대)’로 명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