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정년의 벽에… 중국 가는 석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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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정년의 벽에… 중국 가는 석학들

국내 대학에서 정년을 마친 이공계 석학의 외국행이 잇따르고 있다. 1988년 28세에 최연소로 카이스트 조교수로 임용되면서 화제가 됐던 통신 분야 석학 송익호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지난 2월 정년 퇴임한 뒤 중국 청두 전자과학기술대(UESTC) 교수로 간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젊은 인재에 이어 정년 퇴임 전후의 석학들이 해외로 떠나는 ‘시니어 두뇌’ 유출이 이어지는 것이다. 국내에서 65세라는 경직된 교수 정년 규정, 사회적 존중이나 안정적 지원이 부족한 과학기술 홀대론, 연구 단절 공포가 석학들을 해외로 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시니어 두뇌 유출은 수십 년 축적해온 연구 노하우·경험 상실, 후학 양성 기회 박탈, 국내 연구 역량 약화 등 국가 지식 자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민감 기술이 유출될 수 있는 위험도 제기된다.

세계 각국이 인재 쟁탈전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외국으로 떠난 젊은 인재를 되돌리고, 외국인 인재 유치에 더해 시니어 두뇌들이 외국의 대학·연구원이 아닌 국내에서 연구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고(高)경력 과학 기술인의 인적 활용 방안을 연구해온 김인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박사는 “주요 국가들은 정년 연장이나 폐지를 통해 업적이 뛰어난 과학기술 석학에게 원할 때까지 계속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면서 “정년 이후 연구 트랙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안준모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시니어 과학기술인을 중견·대기업과 매칭해 연구를 이어가고 연구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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