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발가락이 닮았다’를 쓴 소설가 김동인은 1920년대 후반 조선일보 학예부장이었다. 지금으로 치면 문화부장이다. 성격이 불같기로 유명한 그는 후배들이 써 온 기사가 맘에 안 들면 원고를 집어던지며 “당신, 기자 맞아?”라며 호통을 쳤다고 한다. 당시 기자(記者)는 사실을 기록하는 자일뿐만 아니라, 우국충정의 지식인이라는 상징적 의미까지 포함했다.
▶라틴어 디우르날리스(diurnālis)는 ‘날마다의’라는 의미의 형용사다. 여기서 유래한 프랑스어 주르날(journal)은 매일 쓰는 일기나 신문을 뜻한다. 영어 단어 저널리스트가 여기서 왔고, 메이지 유신 때 일본이 서양식 신문을 도입하며 이 단어를 ‘기자’로 번역했다. 그래서 초창기 기자는 일간 신문의 저널리스트로 한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