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서는 은박지 한 장도 허락을 받아야 했다. 먹을 것이 널렸지만 마음대로 입에 넣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밖으로는 남극과 가까운 호주 멜버른의 세인트 킬다 해변이었다. 사람들은 웃옷을 벗고 햇볕을 쬐었지만 지하 주방에는 뜨거운 가스불과 노골적인 괴롭힘이 가득했다.
직원 식사는 보통 다듬고 남은 자투리 고기, 반쯤 시든 채소, 냉동실에 넣어둔 빵 쪼가리를 데워 먹었다. 그것도 주방 구석이나 비상구 계단에 앉거나 서서 빨리 해치워야 했다. 어차피 할 일은 줄어들지 않았고 대신해줄 사람도 없었다.